부산스런가이드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깊은 '안창마을', 그 골목을 거닐다. 범천, 호계, 호천. 모두가 호랑이와 계곡을 뜻하는 안창마을. 안창마을 소개 및 사진 소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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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깊은 '안창마을', 그 골목을 거닐다. 범천, 호계, 호천. 모두가 호랑이와 계곡을 뜻하는 안창마을. 안창마을 소개 및 사진 소감

부산스런가이드 2023. 7. 12. 19:30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깊은 '안창마을', 그 골목을 거닐다. 범천, 호계, 호천. 모두가 호랑이와 계곡을 뜻하는 안창마을.  안창마을 소개 및 사진 소감

 

 

글. 강성규 다니엘 

https://www.instagram.com/danielstreetphoto9/

 

해가 지고나면 그 뜨거운 가로등이 사진찍는 이들을 환장하게 만들정도로 멋지게 시작된다.

 

들어가는 글

한국전쟁때 부산은 말그대로 피난민들의 천지였다. 어찌되었던 피난온 이들은 어디엔가에 거처를 마련하고 또한 생계를 책임지려는 활동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부산은 유독 다른 도시보다 산복(산허리, 부산말로 산만디)이 발달한 도시다. 산복도로가 산동네의 길이 아니라 일상의 길이 된 도시인 것이다. 그렇게 삶을 살아가야 했던 우리네의 아버지, 어머니들의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부산에는 산복이 1층, 2층으로 겹겹이 올라가고 그 길을 마을버스 뿐만아니라 대형노선버스도 휙휙 다닌다. 그런 부산의 산복은 종종 사진가들의 독특한 이야기로 거듭난다. 

 

오늘 소개하는 '안창마을'은 '오리구이집'들의 메카인 곳이다. 오리구이 가게들이 발달한 연유에 대해서는 어느 것을 정론이라고 말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꽤나 오래 안창마을에 거주하신 어느 어르신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에 안창마을에 고무공장인가 고무신공장인가가 있었는데 그때 일하던 근로자들이 많아서 그들을 상대로 뭔가를 하던 것이 '오리구이'였다고 한다. 안창마을에 오리농장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마치 안창마을에서 시내쪽으로 내려가면 조방앞(조선방직주식회사)에 조방 근로자들을 상대로 인근 뻘에서 낙지를 가져다가 낙지구이를 해서 팔던 '조방낙지'와도 비슷한 먹거리의 자리매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현재, 아니 오래 살아온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라 팩트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아직도 몇몇 오리구이집이 남아있는 안창마을은 파아란 지붕으로 고느적하게 자리잡은 마을이다. 그리고 부산의 평지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온 마을이라 평균 3도정도 더 낮은 기온이라고 한다. 그래서 겨울에는 해만 떨어지면 더 쌀쌀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런 안창마을은 중앙길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마을이 나눠지는데 둘이 묘하게 차이가 있다. 필자는 주로 왼쪽을 가는 편인데 왠지 계곡을 바라보는 왼쪽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오른쪽을 안가는 것은 아닌데 가능하면 왼쪽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사진들도 왼쪽의 왼마을이다. 

 

안창마을은 가능하면 대낮보다는 오후 네시를 넘어서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즈음에 서면이나 범일역에서 29번 버스를 타고 오면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해질녁에 오면 해가 진뒤에 파아란 골든아워의 하늘을 만날 수도 있고 또 아직 많이 남아있는 노오란 나트륨등 가로등을 볼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 LED등으로 바뀌어 허연 차가운 빛이 많다. 여전히 필자는 따뜻한 나트륨등을 선호하고 있기에 아직은 안창마을에서 그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부산버스 29번을 타고 오르면 종점인 여기에서 내린다. 누군가가 버스정류장에 벽화를 그려 놓았다.

 

안창마을도 벽화로 유명했던 적이 있고 또 마을재생관련 다양한 디자인 작업도 있었다. 그래서 옛날 문패도 있고 그랬는데 그 이후에 추가적인 작업은 없었던 듯 하다.

 

 

알록달록 안창의 특징을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안창마을도 지금은 사라진 남구의 문현안동네처럼 개성있는 마을이 되었다.

 

안창마을이 남구의 문현안동네나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처럼 예술작품이 많거나 벽화도 무지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벽화보다 공간이 주는 오래된 골목이 좀 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문현안동네는 묘지위에 세워진 마을이었고 감천문화마을은 충청도의 태극도 교인들이 집단으로 이주하고 설계된 신앙촌마을이었다. 그것에 비하면 안창마을은 좀 더 자연스럽게 형성된 산복마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길과 골목들이 더 지형에 맞추어 형성된 것을 살필 수 있다.

 

 

안창마을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1. 조금은 쌀쌀한 깊은 산복의 마을이다. 

2.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깊고 조용한 호랑이 마을이다. (범천, 호계, 범내, 호천, 범계 모두 호랑이와 계천을 의미)

3. 관광지가 아닌 파아란 지붕아래 삼삼오오 모여사는 작은 마을!

 

 

카메라 하나 메고 조용하게 길지 않게 산책하듯이 만나는 안창마을은 분명 매력이 있는 산복마을의 모습이다.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아파트에서만 자라난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힐링을 줄 수 있는 마을인 것이다.

 

하지만 엄연히 사람들이 사는 삶의 공간이기에 소음이나 지나친 사진은 자제하며 다녀보시길 권한다. 2020년부터 부산에 불어닥친 재개발의 열풍으로 개성이 있고 역사가 있는 부산의 오래된 마을들이 많이 사라졌다. 동구 매축지마을도 남구 문현안동네도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1. 점점 차가운 보라빛의 LED가로등이 많아져서 안타깝다.

 

주소와 주차장 그리고 화장실은

주소 : 부산 부산진구 안창로72번길 17

전화 : --

 

1. 전용 주차장은 없다.

2. 화장실 없다. (주의해야 함-경노당이나 커뮤니티센터를 이용할 수도)

3. 영업시간 : 

 

이 사진들은 초창기에 벽화가 한창이던 때에 촬영한 사진이라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어떤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1. 카메라메고 사진을 찍기위해 부산을 여행하러 오신 분

2.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중에 골목을 좋아하는 사진가들

3. 아파트출생, 아파트삶을 사는 MZ세대중에 아나로그적인 공간을 알고 싶은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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